🧟‍♂️ 역귀가 전염병을 몰고 온다고 여겼던 이유 > 무속 (샤머니즘)

본문 바로가기

무속

🧟‍♂️ 역귀가 전염병을 몰고 온다고 여겼던 이유

본문

rt0uiQK.jpeg
 

👻 역귀란 무엇인가?

무속에서 ‘역귀(逆鬼)’는 단순한 망자가 아닙니다.

‘역(逆)’이란 흐름을 거슬렀다는 뜻.

즉, 제대로 죽지 못하고, 죽었어도 제대로 떠나지 못한 자를 말합니다.


- 자살, 타살, 사고사

- 병든 채 버려진 죽음

- 장례 없이 쓸쓸히 묻힌 혼

- 이름 없이 죽은 자, 무연고자


이들은 자연의 순환을 거스른 죽음으로 간주되었고,

그 영혼은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이승을 떠돌며 기운을 흐리게 만든다고 여겨졌습니다.


역귀는 죽은 사람이라기보다는

죽음을 둘러싼 ‘한’과 ‘기억되지 못함’ 자체의 에너지입니다.



🤒 왜 전염병이 휩쓸고 간 곳에 역귀가 있었는가?

과거 전염병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공포였습니다.


- 나병(한센병), 뭉둥병(신경성 괴사), 학질(말라리아), 온역(콜레라 추정)

- 집안 하나가 순식간에 무너지고,

- 마을 전체가 말을 잃는 병의 공포


이처럼 이유도, 치료도, 예방법도 없던 병은

‘죽음을 몰고 다니는 존재’가 있다는 상상을 낳았고,

그 상징이 바로 역귀였습니다.


역귀는

죽은 자의 분노,

제대로 치르지 못한 장례,

사회가 끝내 외면한 혼령

그 자체였기 때문에,

“저주처럼 죽음을 옮긴다”는 인식이 생겨난 것입니다.



🕯️ 오늘날에도 역귀를 퇴치하는 굿이 있을까?

놀랍게도, 있습니다.

전염병 자체가 대상은 아니지만,

“병을 몰고 오는 나쁜 기운”을 막는 굿,

역귀를 풀고 보내는 진혼굿은 지금도 일부 지역에서 행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당시,

일부 무당들은 ‘역귀 진혼굿’, ‘문굿(門祭)’을 했습니다.

이는 사람이 죽은 아파트 현관 앞에 소금을 뿌리고 향을 피우는 간이의례로 나타났습니다.


지방에서는 역병터 근처에 돌탑을 쌓고

무연고 혼을 위한 위령제를 지내는 방식으로 그 흔적을 남겼습니다.


현대 의학이 과학적으로 병을 설명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히 ‘무엇이 이 병을 불렀는가’,

‘우리는 이 죽음을 충분히 기억하고 있는가’라는 감각을 지니고 있기에

샤머니즘적 방식은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 셈입니다.



🧾  마무리 – 병을 옮긴 것은 귀신이었을까?

역귀라는 존재가 없었다면,

전염병의 원인과 결과를 설명할 방법이 없었던 시대였습니다.

사람들은 알 수 없는 공포보다,

차라리 ‘역귀’라는 이름을 가진 공포를 선택했습니다.


그 공포는 정체를 알 수 없어도

굿을 하면 잠재워지고, 밥을 차리면 달래질 수 있는 존재였기에,

사람들의 마음은 어느 정도의 위안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죠.


과학이 닿지 못한 자리마다,

샤머니즘은 인과의 실마리를 만들어냈습니다.



0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7 건 - 1 페이지
게시판 전체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