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달귀신, 남성의 억울함은 왜 잊혔는가? > 무속 (샤머니즘)

본문 바로가기

무속

🧑‍🦱 몽달귀신, 남성의 억울함은 왜 잊혔는가?

본문

iHFW96k.png
 

🧑‍🦱 몽달귀신, 남성의 억울함은 왜 잊혔는가?

— 기억되지 않은 자의 이름으로


👻 몽달귀신이란?

혼례를 올리지 못하고 죽은 남성의 영혼.

처녀귀신과 짝을 이루는 존재로 전통적 무속에서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상하지 않나요?

처녀귀신은 온갖 이야기와 이미지로 살아남았는데,

몽달귀신은 거의 기억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억울함을 품었건만,

왜 그 억울함은 하나만 살아남았을까요?



📚 ‘몽달’이라는 이름이 지워진 이유는?

실제로 몽달귀신은 굿에서도, 민속 설화에서도,

그저 처녀귀신의 상대역으로만 등장할 뿐입니다.

혼례굿에서 영혼혼례를 치러줄 때조차, 중심은 처녀귀신 쪽이었지요.


이 기억의 불균형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 사회가 여성의 죽음엔 감정을, 남성의 죽음엔 책임을 부여했기 때문입니다.

→ 여성은 억울한 죽음으로 ‘슬픔의 대상’이 되었지만,

 남성은 때로 '그 죽음을 막지 못한 책임자'로 호명되곤 했습니다.

→ 그래서 몽달귀신은 슬픈 귀신이라기보다는,

 어딘가 어리숙하거나 무기력한 존재처럼 그려졌습니다.


▪️ 굿의 서사에서 여성 중심의 조명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 무당의 다수가 여성이고, 굿의 구성이 여성 혼령 중심으로 짜이다 보니,

 몽달귀신은 조연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 남성의 고통은 구조적으로 감춰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 병역, 전쟁, 고된 노동, 계급적 억압 등

 남성의 억울함은 개인보다는 집단에 귀속되었고,

 귀신으로 떠오르기보다는 기록되지 않는 희생으로 잊혔습니다.



🔁 그럼 다시 생각해보자 – 몽달귀신은 정말 약했을까?

몽달귀신은 처녀귀신보다 더 격렬한 ‘한’을 품는 존재로도 그려집니다.

실제로 몇몇 지역 설화에서는, 몽달귀신이 사람에게 붙어 병을 일으키거나,

밤마다 여성을 찾아다니는 존재로도 묘사됩니다.


그가 억울했던 이유는 단지 혼례를 못 올려서가 아닙니다.

사랑을 전하지 못한 채 죽은 것,

존재를 드러낼 기회조차 없이 사라졌다는 점 때문입니다.


처녀귀신은 최소한 ‘두려움’이라도 남겼지만,

몽달귀신은 기억조차 되지 않았던 자입니다.
 


🪞 마무리 – 억울함은 한이 되고, 한은 귀신이 된다. 그런데 기억되지 못한 억울함은 어떻게 되는가?

몽달귀신은 잊힌 귀신입니다.

한을 품고도, 억울함을 겪고도,

그 누구도 이야기해주지 않아 사라져버린 존재지요.


그래서 몽달귀신은 단순한 남성혼령이 아니라,

기억에서 탈락된 모든 존재의 상징일지도 모릅니다.


귀신은 반드시 무섭거나 강해야만 살아남는 게 아닙니다.

때로는 너무 약해서, 너무 조용해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지 못한 채 사라져간 귀신도 있습니다.


0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1 건 - 1 페이지
게시판 전체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