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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

🍚 걸신(乞神) – 배고픔이 신이 되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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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신(乞神) – 배고픔이 신이 되었을 때

걸신이란 이름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것입니다.

“걸신 들린 듯 먹는다”는 말은

식탐이 과한 사람을 놀리는 표현처럼 쓰이지만,

그 뿌리는 두려운 신, 혹은 굶주림 그 자체가 의인화된 존재입니다.

무속에서 걸신은 단순히 ‘먹고 싶어하는 귀신’이 아니라,

먹지 못하고 죽은 자, 살아 있을 때 탐욕을 제어하지 못했던 자,

또는 굶주림의 한이 응결된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 걸신은 누구인가?

걸신은 ‘乞(빌 걸)’자를 씁니다.

즉, “끊임없이 구걸하는 신”,

무속에서는 다음과 같은 존재로 인식되었습니다:

- 굶어 죽은 아기

- 밥 한 술 못 먹고 버림받은 노모

- 제사 한 번 못 받고 잊힌 조상

- 살아 있을 때 먹어도 먹어도 허기가 가시지 않던 사람


이들의 혼이 ‘배고픔’이라는 감정에만 응결되어 남은 것,

그것이 곧 걸신입니다.



🍽️ 걸신이 들면 나타나는 징후

무속에서 말하는 걸신은

끊임없는 허기를 가진 기운이며,

사람이나 공간에 들러붙어 배고픔을 반복시킵니다.


- 아무리 먹어도 허기가 가시지 않음

- 음식으로 감정을 메우려는 습관

- 폭식, 식탐, 절제 불능

- 먹고 나서 후회하거나 탈이 남

- 음식에 대한 집착이 반복되고, 다이어트가 실패로 돌아옴

- 배고프게 죽은 장소나 제사 없이 잊힌 공간에 머물기도 함


이는 단순한 식습관 문제가 아니라,

채워지지 않은 혼의 기운이 몸과 마음에 작용하는 상태로 해석됩니다.



📿 무속에서의 대응 – 걸신을 달래는 법

무속에서는 걸신을 쫓아내기보다는,

그 허기를 알아주고 달래는 방식으로 대응합니다.


- 음식을 차려 제대로 모셔주는 의식

- 허기를 풀어주고 혼을 떠나보내는 굿

- 혼의 말이 들릴 수 있도록 마음을 비우는 기도


걸신은 사악한 귀신이 아닙니다.

그저 채워지지 못한 한,

누군가의 배고픈 기억이 남아 떠도는 기운일 뿐입니다.



🔁 그럼, 다시 생각해보자

과거에는 신경질환이나 심리장애,

특히 오늘날의 섭식장애(폭식증, 식욕조절장애)에 대한 개념이 없었습니다.

그런 증상을 이해할 수 없던 시대,

샤머니즘은 그 빈자리에 ‘걸신’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 배가 불러도 계속 먹는 사람

- 먹지 않으면 불안한 사람

- 남의 몫까지 먹는 사람


그 원인을 알 수 없었기에, ‘영의 문제’로 본 것입니다.


또한 식량이 부족했던 시대,

과하게 먹는 행위는 공동체 윤리를 해치는 행위로 여겨졌습니다.

그 행위에 금기를 씌우고 터부화한 것이

‘걸신 들리면 탈이 난다’는 믿음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걸신은

심리적 이상과 사회 질서를 동시에 조절하던

무속적 상징 장치이자

미지의 영역을 설명하던 고대적 상상력의 산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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