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이 – 무속 속의 영물과 공포의 그림자

고양이는 예로부터 사람 곁에 있었지만, 단순한 반려동물이 아니라 영물(靈物)로 인식되었습니다.

사냥 성공률이 높고, 야행성이며, 민첩한 몸놀림을 지닌 고양이는 개처럼 친근한 동물이기보다는, 영적인 힘을 가진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특히 울음소리가 높고 날카로워 밤중에 들리면 오싹한 기운을 주었고,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눈은 "저승을 보는 눈"이라 불리며 신비와 공포를 동시에 불러왔습니다.

소리를 내지 않고 걷는 은밀한 걸음, 예측 불가능한 행동, 그리고 개와 달리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성향은 고양이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쥐를 잡아주는 유익한 동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2지신에는 포함되지 못하고, 신비한 영물이라는 별도의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동서양을 아우르는 고양이의 상징성]

고양이의 영물적 이미지는 동서양 모두에서 나타납니다.

서양에서는 고대 이집트의 스핑크스와 바스테트 여신이 고양이와 함께 묘사되었고, 이후 중세 유럽에서는 마녀의 동반자로 여겨져 불길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동양에서는 고양이가 음기를 흡수해 액운을 막는 수호 동물로 인식되었으며, 무속에서는 고양이의 움직임과 울음을 귀신의 징후로 삼기도 했습니다.

[저승, 사후세계의 이미지가 있는 고양이]

민간 신앙 속 고양이는 저승과 깊게 연결된 존재였습니다.

전설의 고향이나 야담에서는 억울하게 죽은 고양이가 귀신으로 돌아와 복수하는 모습이 자주 등장합니다. 

특히 고양이가 시체 위를 뛰어넘으면 망자가 귀신으로 변한다는 믿음 때문에, 옛 장례식에서는 고양이가 관 위로 지나가는 것을 극도로 꺼렸습니다. 

이는 고양이가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사후세계를 매개하는 존재로 여겨졌음을 보여줍니다.

[마무리]

오늘날에는 다양한 품종과 귀여운 이미지로 사랑받는 고양이들이 많지만, 

전통 속 고양이는 단순한 반려동물이 아니라 빛과 어둠을 모두 품은 영물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고양이를 보며 경계와 경외, 두려움과 친근함을 동시에 느껴왔고, 

그 양가적 감정이 지금까지도 고양이를 신비한 존재로 남겨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