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팔이와 화분 – 인테리어가 문제였을 뿐인데 > 유머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유머게시판

봉팔이와 화분 – 인테리어가 문제였을 뿐인데

본문

자취방 한켠, 너무도 휑하고 음침한 풍경.

“이건 사람이 사는 집이 아니라 감정 쓰레기장…”

이렇게 느끼던 봉팔이, 분리수거장에서 버려진 빈 화분을 발견한다.


“어?! 이거다!

화분 하나만 있어도 집 분위기 확 달라진다던데~”


얼른 화분을 주워온 봉팔이,

방 안에 비치 각도까지 정하면서 혼잣말을 한다.


“여기 놓으면 햇빛도 잘 들고… 인스타 감성 가능!”


문제는… 흙도 없고, 식물도 없다는 것.

하지만 우리의 봉팔이, 정면돌파 스타일.

근처 야산에 가서

작은 삽으로 흙을 퍼오고, 눈에 띄는 애기풀도 살짝 뽑아 심는다.

물을 주고, 다듬고, 닦고—

드디어 화분 완성!


“우와아아… 집이 완전 살아있다!!

힐링 그 자체~ 나 오늘 왜 이렇게 잘 살지?!”


하지만 그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자마자… 자취방에 울려 퍼진 비명.


“으아아아악악!!!!!!! 봉팔이 살려!!!!! 내 집 살려!!!!!”


화분 속 흙에서 느릿느릿 기어오르던 바퀴벌레 세 마리.

그리고 기어 다니는 알 수 없는 하얀 유충들까지.


“내가… 초록을 들이려 했을 뿐인데…

검은 날개를 들여왔어…”

그날 이후 봉팔이 자취방에는

화분 대신 바퀴약이 자리했다.


0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67 건 - 1 페이지
번호
제목
글쓴이
게시판 전체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