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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순이와 키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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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키보드가 자꾸 뚝뚝 끊기고,

엔터키 반응도 늦는 것 같아

봉순이는 드디어 새 키보드 구매를 결심했다.

“이번엔 진짜 좋은 걸로 간다!”


대형마트 컴퓨터 코너에 도착한 봉순이,

진열된 키보드들을 하나씩 눌러보기 시작한다.

“흠… 이런 게 게이밍 키보드구나.

오~ 스페이스바 탄력 보소.”

“이건 기계식이네? 촤르르 눌리는 감촉 뭐야…

비싸긴 한데 기분은 좋다~”


손끝으로 톡톡—

눌러보며 비교, 또 비교.

타닥타닥…

따각따각…

봉순이는 진지함 200% 상태로 타건에 몰입했다.

그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그 어떤 소비자보다 진심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마트 한쪽에서 경비팀이 걸어온다.

“손님, 잠시만요.

죄송하지만 지금 퇴장 부탁드리겠습니다.”


봉순이는 당황하며 말했다.

“네?? 왜요?!

저 그냥 키보드 고르는 중이었는데요??

하나하나 눌러보고 꼼꼼히 확인하려고 했을 뿐인데…”


그러자 직원이  말했다.

“손님 테스트용 키보드만 눌러보셔야 합니다!! 지금 포장된 상품들까지 다 뜯어서 누르셧자나요!! ”


그제서야 봉순이는

자신 앞에 쌓인 키보드들을 바라봤다.

비닐 벗겨진 박스들,

뜯긴 봉인 스티커들,

테이프가 옆으로 말려 있는 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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